호수가의 가을 풍경 세상에 말하다



하늘이 캄캄해지고 갑자기 겨울비가 내리네요.
이제 계절은 차가운 나날들로 치달려 갑니다.
가을산을 보러갔다 호수에 눈이 머물러 한참을 앉았었네.
가을은 물에 내려앉아 고즈넉히 그림자를 드리우고
언젠가 여기서 함께 눈맞추던 긴머리 나폴대던 너를 그린다.
아름답게 피어난 꽃들은 가을의 절정에서 한껏 아름다움을 뽐내고
여기저기 손을 잡고 거니는 연인들의 얼굴에도 계절은 빛이난다.
꽃향기에 취해 풍경에 취해 마음은 그 옛날 아름다운 추억으로 달려가지만
문득 한줄기 불어온바람 이제는 홀로 되어 그리는 나를 말없이 어루만지고
그렇게 아름다운 물가에서 드리운 산자락의 풍경을 바라보며
나는 조용히 술잔을 기울인다...
석양은 산너머로 내려앉으며 어서  가라 갈길을 재촉하는데
가라앉는 어둠마저도 평온하게 느껴질만큼 사위는 고요하다.
세월의 풍상을 안고 물가에 가지를 드리운 오래된 고목들이 다독인다.
물결을 쓰다듬으며 상처도 결국 세월이 희미하게 해줄거라고...
그렇게 가을은 이날 호수의 물빛속으로 녹아들어 버렸다.
그렇게 나는 저물어가는 가을과 노을속에서 말없이 술잔을 비우다간
다시 삶속으로 조용히 돌아왔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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