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07은 원래 이안 플레밍 원작의 액션 첩보소설이죠. 십대에 이걸 접하고는
본드시리즈에 반해 재미있게 읽었지요.
원작에 나오는 007은 로져무어나 피어스 브로스넌 같은 미남도 아니고
숀 코네리처럼 멋진 목소리에 중후한 매력을 가진 사내도 아닙니다.
그저 스파이스럽게 흔하고 터프한 얼굴이죠.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좀 엉뚱하지만 로버트 드니로가 본드를 한번 했다면 어울리지 않았을까 라고 생각해봅니다.
여하튼 원작의 본드는 마티니를 흔들지 않고 저어 마시기를 좋아하며 이름을 반드시 두번말하고
목표를 놓지지 않는 저돌적 근성과 터프함 그리고 시니컬한 유머감각을 지닌 사내죠.
그래서 사실 다니엘 크레이그가 본드를 맡았을때 그 무표정한 얼굴과 멧돼지처럼 달려드는
액션에 흠 어울리네 이렇게 생각했구요.
50주년을 기념하여 나온 이번 스카이 폴은 그래서 개봉전부터 무적 기대하고 본 영화였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극중의 대사를 좀 바꿔서 블러디 샷이 아니라 블러디 싯 입니다.
이런 치질에 걸려 나온 혈변 덩어리 같은 영화같으니라구...
제가 007 영화시리즈를 좋아하는 것은 특수한 훈련을 거친 인간이 첨단 무기를 장착한
차를 가지고 미녀들과 전세계를 다니며 악당들과 터프하게 맞짱뜨기 때문입니다.
이번 시리즈는 그러나 아무것도 없군요.
처음 도입부의 액션은 뭔가 기대를 잔뜩 주는 용대가리였는데 헐 후반부로 갈수록
뱀꼬리 그것도 아나콘다면 좋겠는데 흔한 꽃뱀이네요.
이런 조카 크레파스 18색,,,
품위있는 사범으로서 차마 욕은 못하겠구요..
도대체 어떤 감독이 이걸 이따위로 만들었는지?
그런데 유일한 반전이란게 그 인간이 내가 감동깊게 봤던 아메리칸 뷰티를 감독한 그라는것,,,
액션영화는 젬병이라는 점을 이번에 확실하게 보여 줬다는 거..
멋진 본드카의 시원스럽고 악당들 뻥뻥 때려잡는 카 체이싱도
눈을 번쩍 뜨이게 할만한 본드걸과의 로맨스도 - 정말 이번에 나온 본드걸들 역대 최악입니다.
세계를 돌며 찍은 화려한 로케이션도
시원하게 치고받는 화려한 액션도
귀청을 떨어뜨리는 치열한 총격전도
뭇 남성들을 환상에 빠지게 만들던 이상한거 내뿜는 본드카도
시니컬해 실소를 머물게 하는 본드식 유머도
007과 짜릿한 한판승부를 벌이는 악랄하고 강하며 멋진 악당도 찾아볼 수 없는
- 이번에 등장한 악당이야말로 정신병적 집착증세를 보이는 병X의 전형적 역할이라고나 할까?
역대 최악의 징검다리 본드영화입니다.
정말 얄밉게도 철혈의 M을 고수했던 그녀 이제 가시고 남자M이 등장하며
본드를 미치게 사랑하는 비서 머니페니가 등장하는 시기로 가는군요.
이번에 나온 신입 M기대해 봅니다. 그거하나 건졌네요.
암튼 007영화시리즈의 팬이라면 다음 전개, 심지어 대사, 유머코드까지 예측가능한
지루하고 괴로운 런닝타임만 질질 늘어지는 스카이 폴이었네요.
굿 다운로드 하세요. 극장에서 보기에는 좀,,,, 욕 나옵니다.
관객들의 반응도 썰렁하더이다. 추워지는 날씨 만큼이나...
덧글
애초 방향 자체가 사람들이 본드에서 기대하는걸 다 디스하거나 빼버리는 쪽으로 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