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웨이 - 스케일의 압박으로 연기자들 죽어나는 영화 영화이야기

저는 강제규 감독의 작품을 좋아합니다. 강감독이 그려내고자 하는 이야기의 바탕에는 항상 휴머니즘이 깔려있기
때문이지요.

마이웨이는 참으로 훌륭한 대작입니다. 2차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적국의 두 젊은이가 악연으로 만나 우정을 교감하고
나누기까지 전쟁이라는 참혹한 배경아래 사실적인 시각으로 그려냅니다.

특히 이 영화에서의 전쟁씬은 이제 우리나라 영화가 헐리우드 영화 부럽지 않는 기술력을 갖추었구나 하고 생각이
들게 합니다.
러시아군의 탱크공격에 자살폭탄으로 대응하는 씬이나 독일군과의 전투씬은 아주 현실적으로 잘 묘사되어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카메라 워크나 냉정하고 사실적인 묘사 그리고 음향효과나 특수효과등 전혀 나무랄 부분이 없습니다.
특히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묘사한 부분은 라이언 일병구하기에 비해 전혀 손색이 없다고 봅니다.
시선이 연합군에서의 시각이 아니라 방어진을 구축하는 독일군 진영에서의 시각이 다를 뿐, 진지내에서의 전투묘사는
아주 압권입니다.

아울러 전쟁이라는 인간성 상실이 당연한 배경을 참혹하면서도 담담하게 그려나가는 묘사는 탁월했다고 봅니다.
그러한 전쟁속에 변해가는 인간의 모습도 아주 사실적으로 잘 그려냈구요.

그런데 이 영화를 보는내내 조금 불편했던 점들이 몇가지 있습니다.
먼저 언어입니다. 한국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대사진행의 대부분이 일본어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물론 자막이
나오기는 하지만 영화에서 대사는 관객의 몰입도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인데 그걸 일본어로 진행하다보니 한국관객들의
몰입도를 방해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두번째는 캐스팅입니다. 두 남자주인공의 외모가 비현실적입니다. 일단 너무 과하게 잘생겼습니다. 그러다 보니
현실성이 없어요. 이것 역시 몰입을 방해합니다. 차라리 설경구처럼 좀 현실적으로 생긴 배우를 기용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피투성이가 되고 흙먼지를 뒤집어 쓰고 퉁퉁부어도 멋져보이네요. 젠장

세번째는 배우들이 그렇게 노력하고 고생한 흔적이 곳곳에 묻어나는데 영화의 스케일이 시간적 공간적으로 너무
장대하다보니 연기가 이 영화의 스케일에 묻힌다는 점입니다. 물론 영화의 긴 런닝타임 내내 저는 전혀 지루하지 않았으나
이 시대에 대한 이해도가 현저하게 떨어지는 젊은세대들에게 어떻게 어필될지는 미지수라는 생각이 드네요.

네번째 이 영화는 알다시피 다큐멘터리로 방영되기도 했던 일본군에 강제 징용되어 소련군에 포로가 되고 어쩌다가
또 독일군에 포로가 되어 노르망디 상륙작전에서 연합군의 포로가 되었던 한국인 남자의 실화를 모티브로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마라톤이란 소재가 픽션으로 가미되어 이야기의 중요 쟁점으로 등장하는데 이 부분이 조금 현실감으로
와닿지 않습니다.

차라리 그 한국인의 이야기를 좀더 리얼리티를 살려 기구한 운명과 생존에 촛점을 맞췄더라면 하는 생각이 드네요.

다섯번째, 태극기 휘날리며와 이상하게 이어지는 느낌을 받네요.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천만관객을 넘긴 대작
태극기 휘날리며의 좋은 이미지를 살릴수도 있었겠지만 저는 오히려 그 부분이 살짝 무리수라고 봅니다.
태극기 휘날리며와 마이웨이는 다른 이야기라고 봅니다. 물론 장동건도 전혀 성격이 다른 인물을 잘 연기했구요.
하지만 이상하네, 비스무리 해보이는 점이 있어요. 웬지..

여섯번째, 감동이 많이 부족합니다. 순전히 제 개인적인 견해지만 저는 주인공의 아버지가 반신불수가 되어
경기에 나가는 아들의 운동화끈을 불편한 손과 입으로 묶어 동여매주는 씬과 종대가 주인공을 감싸며
죽을때 외에는 별반 감동을 느끼지 못하겠더군요. 본의 아니게 이부분 스포일러가 되겠네요. 브라질...

아 이 영화를 통해 판빙빙이란 여배우를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좀 개차반으로 보고 있었는데 연기도 제법하고
무엇보다 이뻐- 일본놈들 다죽이겠다고 울부짖던 눈동자가 섹시하더군요. 고지전에 나오는 2초가 연상되기도 하구요.

이 영화에도 물론 씬 스틸러가 등장합니다.
바로 방가방가의 주인공 그리고 해운대의 감초 김인권입니다. 역시 이 영화에서도 소설 완장의 주인공처럼 한몫을
해내는군요. 전쟁이라는 비정한 순간에 적응해나가는 인간적이고 현실적인 인물을 맡아 열연을 펼칩니다.
연기를 정말 잘하는군요. 개성있는 외모와 감각으로 앞날이 더욱 기대됩니다.

영화의 엔딩크레딧이 올라갈때 나오는 OST 어디서 많이 듣던 감미로운 목소리 바로 안드레아 보첼리입니다.
To find my way. 정말 아름다운 노래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인간성이 정말 상실되는 몇가지 조건이 있다고 봅니다.
먼저 사상과 이념입니다. 인간의 역사가운데 이 어리석은 이유로 수많은 생명이 사라졌지요.
두번째는 전쟁입니다. 인간성 던져버리게 되지요.
세번째는 고문입니다. 정말 어떤 이유에서건 인간이 인간을 고문한다는 것은 참혹하고 비정한 일입니다.
네번째는 극악한 환경입니다. 극한의 추위나 더위 굶주림 질병등이겠지요.

이러한 상황에서 인간성을 지켜나가고 생명의 존엄함을 깨닫고 실천한다면 그것이 바로 득도겠지요.
감독은 이러한 극악한 상황을 나열하고 그 안에서 인간이 변해가는 모습을 차분히 그려냅니다.
마치 의사가 어려운 조건의 수술을 차분하게 진행하듯 잔혹한 현실에서 생존하기 위한 인간의 모습
그리고 신념이나 자기소신을 어떻게 지켜나가는지 담담하고 냉정하게 그려나가지요.

그리고 결국 자신의 주제를 마라톤으로 풀어내며 이야기를 마칩니다. 저는 많은 부분을 공감하고
박수를 보냅니다.

그러나 위에 열거한 몇가지 조건으로 이 영화가 천만관객이 들지는 미지수라고 봅니다.
엄청난 자금을 투자해서 천만관객부터 손익분기점이 이루어진다는데 부디 천만관객 넘기를 바랍니다.

그런 단점들이야 영화의 완성도 면에서 보면 옥의 티라고 보여질정도로 대작입니다.
기립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짝짝짝
모든 스탶들 정말 고생 많았을듯 싶습니다. 수고하셨어요. 좋은 영화를 만들어주어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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